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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우리가 장 건강에 진심인 이유 (1부. 필연으로 만난 사이)

낯선 곳에선 화장실 위치부터 살피던 사람이 장을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유산균을 먹어도 왜 그대로일까? 38조 마리의 세균, 뇌·피부·간·면역과 이어진 장. 알고 보니 소화기관이 아니었습니다. 비오프로가 장 건강에 진심이 된 이야기 그 첫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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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프로
Aug 07, 2026
우리가 장 건강에 진심인 이유 (1부. 필연으로 만난 사이)
Contents
결국 ‘생활습관’이라고..그러다, 일로 연결됩니다.알고 보니, 장르가 달랐습니다.그렇게 파고 든 ‘장’이라는 세계
낯선 곳에 가면 저는 늘 화장실 위치부터 눈으로 훑습니다. 오래된 습관이에요. 처음 가는 식당, 낯선 거래처, 여행지의 낯선 골목. 언제 신호가 올지 모르는 몸을 데리고 사는 사람의, 몸에 밴 방어 태세 같은 거죠.
 
이 이야기부터 꺼내는 건, 우리가 장(腸)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대단한 사명감에서 온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훨씬 사적이었고, 사실상 조심스러운 고백이기도 합니다.
 
📝 누가 쓴 글이냐면,
  • 이름 : 이강헌 (파트장)
  • 근무지 : 비오프로
  • 하는 일 : 진두지휘
  • 특징 : 사내 활력, 화이팅 메이킹
 

결국 ‘생활습관’이라고..

 
개인적으로 오래 시간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안고 살았습니다. 사실 누가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굳이 먼저 꺼낼 필요 없는 고백이에요.
 
병원에도 다녔습니다. 급할 때 먹는 지사제나, 리듬을 조절해 준다는 약까지 이것저것 먹어 봤고요. 그런데 결국 의사에게 가장 자주 들은 말은, 늘 자기관리와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이었어요. 규칙적으로 먹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몸을 잘 살피라는.
 
틀린 말은 아니죠. 다만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삼킨 말이 있었습니다. 그게 쉬웠으면, 제가 병원엘 왜 왔겠어요. 생활습관이 약이 되는 몸이었다면 애초에 이 고생을 안 했을 테니까요. 그 미묘한 무력감을, 저는 꽤나 오래 안고 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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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일로 연결됩니다.

 
인생이 참 재미있는 게, 그렇게 남몰래 앓던 불편이 어느 날 제 일이 됐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우선 일 특성 자체가 약사님들을 자주 만나는 일이에요. 건강식품 회사니까요. 계산대 너머 약사님들은 밤낮으로 불편하신 분들 약 챙겨 드리고, 속 이야기 듣는 사람들이잖아요. 저도 처음엔 약사님들 업무로만 마주했는데, 대화가 길어지다 보니 어느새 저도 제 오래된 고민을 슬그머니 털어놓게 되더라고요.
 
그때 약사분들은 자기가 만난 비슷한 증상이던 분들 이야기를 여럿 들려줬습니다. 생각보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어요. 이상하게 위로가 됐습니다. 나만 이런 몸 데리고 조심조심 사는 게 아니었구나. 그 안도감이, 제가 이 주제를 나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로 들여다보게 된 첫 계기였습니다.
 
그리고는 같은 불편을 겪는 분들이 공감할만한 궁극의 물음에 관심을 갖게 됐죠.
 
‘유산균 제품 아무리 먹어도 별로 달라지는 게 없던데..?’
 
사실 저도 같은 의문을 품은지 오래됐습니다. 증상이 심한 시즌에는 불안이 커져서 도움이 된다는 이런저런 유산균 제품들을 정말 많이 찾아 먹었거든요. 실제로 큰 감흥이 느껴진 케이스가 별로, 아니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이 물음에 당연히 관심이 쏠릴 수밖에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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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장르가 달랐습니다.

장은 소화기관 너머 건강의 바로미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장에 대해서 각 잡고 공부를 하기 시작한 건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지금까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었다는 걸 감지합니다. 장이라는 기관이 단순히 내가 먹은 음식을 처리하기만 하는 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밤.
 
1980년에 나온 오래된 논문 한 편을 늦게까지 붙들었습니다. 뢰디거(Roediger)라는 사람이 《거트(Gut)》라는 저널에 쓴 글이었는데, 대장 안쪽에서 일하는 세포들이 쓰는 주된 연료가 다름 아닌 우리 장 속 미생물이 만들어 내는 물질(낙산, 자세한 내용을 아래에서)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대장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포도당이 아니라, 장 속 세균이 직접 만들어 주는 ‘낙산’을 우선 연료로 쓰더라는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이 ‘낙산’은, 우리가 흔히 챙겨 먹는 유산균은 거의 만들지 못하는 물질이었고요.
 
🔗 바로 이 논문 →
 
생소한 내용 앞에 한참을 멈춰 생각했습니다. ‘내가 먹은 음식들이 조용하게 장 건강을 챙기고 있었구나’ 싶어서요. 그날 저는 어렴풋이 감을 잡습니다. 장이라는 게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장이 아니었구나. 아예 장르가 다른 얘기일 수도 있겠구나.
 

그렇게 파고 든 ‘장’이라는 세계

 
그 밤 이후로, 저는 짬이 날 때마다 장이라는 세계를 파고, 파고, 또 파고 듭니다. 알면 알수록, 장이 '신비롭다'는 말 말고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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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당시 알게 된 몇가지 사실을 공유하자면,
 

1. 무려 38조 마리에 이르는 세균

 
먼저 장 속 균의 그 규모가 생각보다 어마어마했어요. 우리 몸속에는 대략 38조 마리에 이르는 세균이 산다고 합니다.
 
🔗 관련 정보 : 센더Sender·푹스Fuchs·밀로Milo, 2016,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 수와 얼추 맞먹는 숫자예요. 그러니까 '나'라고 부르는 이 몸은, 온전히 나 혼자 사는 집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입자와 더불어 사는 셋집에 가까웠던 거죠. 그중 대부분은 다름 아닌 대장에 모여 산다고 하고요.
 
그만큼 우리 몸에서 균이, 장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제가 오히려 더 좋아하게 된 대목이 있어요. 오랫동안 "세균이 우리 세포보다 열 배는 많다"는 말이 정설처럼 돌아다녔는데, 이 연구진이 다시 꼼꼼히 계산해 보니 실제로는 1.3배 남짓이더라는 겁니다. 그렇게 유명하던 숫자조차, 누군가 끈질기게 다시 세어보면 조용히 정정되는 분야였어요.
 
장을 공부한다는 건 확실한 정답을 외우는 일이 아니라, 아직 살아 움직이며 자기를 고쳐가는 학문 곁에 앉는 일이더라고요. 저는 이런 정직함도 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뇌, 피부, 신경, 호르몬, 면역과의 연결고리

 
더 놀란 건, 이 세균들이 내 몸레 그저 얹혀사는 세입자(?)가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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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 생각보다 훨씬 수다스러운(?) 곳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장과 뇌가, 또 신경·호르몬·면역이라는 여러 통로를 통해 쉴 새 없이 신호를 주고받는다고 입을 모아요.
 
🔗 관련 정보 : 크라이언Cryan·디난Dinan, 2012, 《네이처 리뷰스 뉴로사이언스》
 
뇌랑 연결되어 있으니까 속이 불편한 날 괜히 마음까지 가라앉던 게, 온전히 기분 탓만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뇌뿐만이 아니었어요. 어떤 연구자들은 장과 피부 사이의 통로를 이야기했고, 또 어떤 이들은 장과 간 사이의 통로를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서로 멀찍이 떨어져 있는 줄로만 알았던 장기들이, 사실은 장이라는 자리를 통해 은밀히 안부를 주고받고 있더라는 거예요.
 
🔗 ’피부’ 관련 정보 : 살렘Salem 등, 2018, 《프런티어스 인 마이크로바이올로지》
🔗 ’간’ 관련 정보 : 트리파티Tripathi 등, 2018, 《네이처 리뷰스 소화기·간학》
 
그리고 여기에, 면역 이야기가 겹쳐졌습니다.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가 유독 장 언저리에 크게 모여 있다고 설명하는 문헌들이 많았거든요. 흔히 "면역의 상당 부분이 장에 있다"고들 하는데, 그 정확한 비율을 두고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도 있어서, 저는 "장이 면역과 유난히 가까운 자리"라는 정도로만 이해하기로 했어요.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고요.
 
🔗 ’면역’ 관련 정보 : 비기Vighi 등, 2008, 《임상·실험 면역학》
 
그렇게 조각들을 겹쳐 읽고 나니, 흐릿하던 그림 하나가 서서히 또렷해졌습니다.
 
장은 몸 한구석에서 조용히 소화만 담당하는 관이 아니라, 뇌와 피부와 간과 면역 등 몸의 모든 건강과 연결되는 바로미터에 가까웠던 거예요. 오래 나를 괴롭히던 이 예민한 장기가, 알고 보니 내 몸 전체와 쉼 없이 대화하는 하나의 세계였던 겁니다.
 
📝 더 놀라운 사실은, 2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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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생활습관’이라고..그러다, 일로 연결됩니다.알고 보니, 장르가 달랐습니다.그렇게 파고 든 ‘장’이라는 세계

진심으로, 비오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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